'무라카미 하루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9.25 드디어 다 읽었다. 1Q84 3권.
  2. 2010.04.18 1Q84 3권 도착! 4
  3. 2009.06.27 역시 하루키... 16
文化生活(本,映画...)2010. 9. 25. 01:47
우여곡절 끝에 다섯 달이나 걸려서 다 읽었다. 처음의 빠른 페이스가 어느 순간 뚝 떨어지더니 한동안은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하여 겨우 겨우 마무리지었다. 책 한 권 읽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처음은 무척 재미있는 것 같았으나 중간 중간 하루키 특유의 섬세한 묘사가 한편으로는 재미를 줬으나, 한편으로는 지루함을 주어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가서는 이야기의 속도감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거 나만 느낀 건가? 마무리가 왜 이래?

갑자기 왜 화장실이 급하셨나... 정신없이 서둘러서 끝마친 느낌.
드는 생각이... 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거.
다 읽어가는데도 한가하게 이야기는 한 없이 전개만 되고 말야. 그래도 하루키니까 근사한 결말을 보여줄꺼야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단 말이지.
근데 마지막에 가까워지니 문체가 일변하는 거다. 그게 일본어라 어떤 변화인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예로 들면 이런 거다. 청년의 말투에서 50 넘은 초로의 노인의 말투로 바뀐 듯한 느낌이라면 쉬울려나?
「〜である。」같은 표현은 하루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다. 왜 슬퍼질라 그러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작품 전체를 걸쳐 냉정하게 등장인물과 거리를 유지하던 작가님이 어느 순간 서둘러서 설명해 버리기도 하고, 좀 깊다 싶을 정도로 개입하기도 하는 게 영 적응이 안되더라는 거지.
근데, 이거 이거... 일부러 이러는거야?
요즘 다들 왜 이러는 거야? 지브리도 그렇고... 하루키까지.
아니면, 내가 바뀐건가? 그런거야?
Posted by snowooball
文化生活(本,映画...)2010. 4. 18. 00:28

오늘 점심 무렵 드디어 1Q84 3권이 도착했다.
벌써 2달 전인 2월 중순에 아마존에 예약 주문한 것인데 4월 16일 0시를 기해 발간이 되면서 내 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1, 2권을 살 때 서점에 재고가 없어서 꽤 오래 기다려야 했기에 이번에는 아예 예매를 해버렸다.
발간 하루 전인 15일 저녁에 발송이 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티비에서는 전날 9시부터 서점에 줄지어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예매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16일 당일 퇴근길에 뿌듯한 마음으로 서점을 들러봤다. 역시 1Q84의 매대는 텅비어 있을꺼야...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책이... 쌓여...있다.
언뜻봐도 20권은 넘는다. 뭐냐 그냥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거였냐...
그래도 집에 가면 책이 배달되어 온다는 것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돌아왔다.
그런데... 당일 재배송이 가능한 시간이 이미 지났단다.
결국 나는 남들보다 2달이나 먼저 돈을 지불하고 평범히 살 수 있는 책을 하루나 늦게 재배송 전화를 하고서야 받을 수 있게 된거다.
뉴스를 보니 아마존에서의 예약 주문만 3만부가 되는 등해서 초판을 70만부나 인쇄했다고 한다. 1, 2권이 20만부씩이었였던 것에 비하면 뭐 공급물량을 충분했던 거다.


뭐, 중요한 건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읽는 거니깐.
책을 펼치니 뭔가 생소하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아오마메, 텐고의 교차 편집이 아니다.
엉뚱하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牛河가 먼저 등장하고 그 뒤로 아오마메, 텐고의 순서다.
조금 읽어 본 소감은 일단은 '재미있다.'
줄거리의 맥락을 알고 있기에 처음 읽을 때보다는 빠르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속도라면 한국에서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는 다 읽지 않을까 싶은데.
번역 속도가 웬만큼 빨라야 말이지.ㅎㅎ
Posted by snowooball
文化生活(本,映画...)2009. 6. 27. 22:56


아마존에서 주문한 하루키의 신작 소설 「1Q84」
서점에서는 품절이라 살 수가 없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발간 첫날에만 84만부가 팔렸고, 지금도 서점에 들어오는대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해당 진열대는 언제나 비어 있는 상태이다. 서점가에서도 하루키 특수가 기대된다고 할 정도.
재미있는 것은 최근「1Q84」가 화제를 모으면서 한국에서도 기사화되었는데, 한결같이 소설제목을「IQ84」라고 소개했다. 절대 '아이큐 84'가 아니다. 1984와 같은 일본어 발음의 「1Q84」이다.

암튼, 이제 막 읽기 시작했지만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부터 하루키스러움의 충만함에 몸서리 치고 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하루키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도 있다. '노르웨이의 숲'에는 쉽게 빠지기 어려웠다.- 내가 하루키를 처음 만난 '일각수의 꿈'과 비슷한 교차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이 스타일은 처음에는 읽기가 다소 괴로우나 중반을 넘어가면 남은 분량이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1Q84」도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즐거운 예감.


* 118p까지의 감상: 1. 세부묘사가 굉장히 섬세하다. 초반부라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하루키 스타일을 뛰어넘는 섬세함이다. 좀 지루할 정도로. 2. 좀 세다. 여러모로. 캐릭터도 그렇고 대사의 강도에 내가 긴장될 정도다. 이건 좀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은데... 구전효과에 기댔다면 역효과도 있었을 듯. (7월 3일)

* 아... 겨우 다 읽었다. 이미 한국에서는 번역본이 나와 읽을 사람은 다 읽은 것 같은데... 번역본이 나왔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서둘러 읽기 시작해-그게 1권을 읽었을 즈음이다.-한 2주일 걸려서 2권을 읽은 것 같다.
1권 읽는데 2달 걸린 것 같고, 2권 읽는데 보름 걸렸다. 역시 이야기에 빠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2권의 1/3 지점에서 탄력을 받아 나머지 2/3를 읽는데 삼일 정도 걸린 것 같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우선은 안도감이고 두번째는 아쉬움이다. 안도감은 몇 달 동안 다른 모든 책 내려놓고 이 책만 읽었는데 이제 다른 책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아쉬움은 달이 두 개 있는 그 세계를 이제 당분간(3권이 나오기 전에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신간을 원서로 읽었다는 것에 일종의 성취감마저 느낀다. 일본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바로 '상실의 시대'를 일본어로 읽고 싶다는 욕구였으니까.

다 읽었으니 책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게 여의치가 않다. 워낙 장시간에 걸쳐 읽었기에 줄거리가 잘 이어지지가 않는다. 아... 이 치명적인 기억력...
아무튼 그동안 웹서핑을 하다가 관련기사가 나오면 스포일러다 싶어 잽싸게 눈을 돌리고는 했는데, 책장을 덮은 후 안심하고 그동안 못본 기사들을 챙겨보았다. 대체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 책을 보고 있을까 싶어서였는데 내가 원하는 종류의 기사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책의 내용은 등장인물과 줄거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끝나고 대부분은 하루키 본인에 포커스를 맞춘 기사가 많았다.

왜 달이 2개인지, 또 달이 2개인 세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빅브라더와 리틀 피플은 어떻게 대칭점에 설 수 있는지, 대체 리틀 피플은 어떤 존재인지, 아오마메와 텐고의 사랑은 결국 이어지지 않았는지, 공기 고치(空気さなぎ)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 읽고 나니 궁금증만 잔뜩 쌓여있다. (10월 2일)

Posted by snowoo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