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일본어로 梅雨(つゆ・쯔유)라고 한다. 매화 매에 비 우. 여러가지 가설이 있지만,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고 해서
매화 매를 쓰고 있다는 설이 가장 맘에 든다. 그러고 보니 요즘 마트에 가면 새로 출하된 매실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걸 보고
사라는 우메보시를 담가보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는 매실을 보면 매실주만 떠올렸는데 이제는 우메보시도 떠올리고 장마도 떠올리게
됐다.
시간이라는 것은 흘러서 나를 떠나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켜켜이 쌓여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나 줄기를 뻗고 잎을 내고 낙엽을 뿌리고 죽어 거름이 되고 한 층 한 층 지층을 만들어 가듯이, 내 삶에서도 수 많은 일들과 만남으로 켜켜이 지층을 쌓아가는 것이겠지.
흘려보내지 않고 쌓아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camera: iPhone4
date: 2012.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