雑文2009. 8. 12. 02:44
8월 9일 저녁 7시 56분
한가로운 주일 저녁에 집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후로 흔들리는 것 같더니 또 좌우로 흔들린다. 늘어진 전등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 놈의 지진은 정말 적응이 안된다. 처음 왔을 때는 이런 저런 교육도 받아, 가스를 잠그고 문들을 열어놓고 방석을 머리에 이고 식탁에 들어가는 일련의 행동을 했었으나, 한 1, 2년 이렇다할 지진이 없다보니 그것도 죄다 잊어먹고 머리는 백지상태(頭が真っ白になって). 그저 멍하니 지진이 멈추기만 기다렸다.
뒤늦게 정신차리고 티비를 켜보니 진도 4의 지진이다.

8월 11일 새벽 5시 7분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갑자기 눈이 떠졌다.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된 상태로 주위를 돌아보니 아직 새벽이다.
아내가 벌떡 일어난다. 그러고 보니 침대가 흔들리고 있다. 머리 위의 전등도 같이 흔들린다.
또 지진이다. 최근에 있었던 지진의 학습효과인지 아내는 벌써 티비를 켜고 있다.
시즈오카에 진도 6弱의 지진 발생. 도쿄는 진도 4.

새벽부터 잠을 설치다 겨우 일어나서는 공항으로 차를 몰고 나간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12시 경에 치바 쪽 해안을 태풍이 지나간다고 했다. 지진에 태풍이라...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못하지만 여기서는 꽤 자주 있는 패턴이다. 라고 말하지만 정말 적응이 안된다니까...

Posted by snowoo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