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旅行2010. 5. 5. 19:45
골든위크를 맞았지만 토요일은 그냥 편하게 쉬는 걸로 하고 별다른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티비에 요코하마의 중화거리가 나오는 걸 보다가 갑자기 충동이 일고 말았다.
"지금 가자!"
예전에 영화보다가 충동적으로 키치죠우지에 간 이후로 처음이다.
중간에 카마쿠라를 갈까 요코하마를 갈까 망설였지만 결국 처음에 필 받은 대로 요코하마로 출발!


중화거리 건너편에 있는 모토마치 상점가에서 만난 꽃파는 나귀. 나는 신기해 하고 사라는 불쌍해 했다.



이 사진만 보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 거리에는 묘한 위화감이 있다.
그 위화감의 정체는 이렇다.
이 거리의 왼편으로는 작은 샛강이 흐르고, 오른편으로는 산이 자리잡고 있다. 즉,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인데, 보통 이 정도 번화한 거리는 시내의 요지에 자리잡고 있어야 정상아닌가?
중심은 번화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외지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도시의 생태인데 이 거리는 그 상식을 벗어나 있다.


모토마치 상점가와 중화가 사이를 흐르는 강.
일본은 여기저기 배도 많다. 아니 배라기 보다는 보트가 많다. 내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도 보트 선착장이 있는데 수많은 보트가 정박해 있다. 평소에는 잘 못 느끼는데 그럴 때면 새삼 일본이 참 돈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충동여행의 발단이 된 중화가의 명물 만두가게. 요코하마가 소개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다.
역시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우리도 재빨리 그 대열에 합류했다.
줄 선 곳은 맛있고 줄이 없으면 맛도 없다. 이것은 우리가 일본에서 배운 생존전략 중 하나이다.
근데 아무래도 오늘 티비에 소개된 곳은 아닌 것 같다. 약간 다르다.
음... 중화가에는 만두가게가 많다.



사라는 돼지고기만두(豚肉まん)를 나는 상어지느러미만두(フカヒレまん)을 먹었다. 나는 그럭저럭 맛있었는데, 사라에게는 잘 맞지 않았던 듯 싶다. 리포터들의 호들갑은 믿을게 못된다.
 


건너편에도 만두가게가 보인다. 이쪽 편보다는 줄이 짧아 보여서 이쪽에 섰는데 이쪽이 긴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만두가 덜 익었었다.



중화가의 동편입구. 이 문보다는 빨간색 문이 좀 더 유명한데 사진이 별로라서...



요코하마 야마시타 공원의 바다.
물이 맑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펜스 아래를 내려다 보니 팔뚝만한 물고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거리의 작은 공연. 일본의 공원에는 이런 류의 공연을 자주 볼 수 있다. 주로 재치있는 말과 다양한 재주를 보여주는 공연이 많다.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나 오타루와 마찬가지로 개화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도시뿐만이 아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오랜 점포 - 시니세(老舗)의 수도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일본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일본은 이른 시기부터 능동적으로 근대화를 이루었지만, 우리는 시기적으로도 늦은 시기에 강제로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그것도 대부분은 일제시대에 이루어졌고.
전쟁의 폐허에서 살아남았더라도 역사의 청산을 위한 철거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거다.
일본에서 살다보면 역사의 단절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화도 나고.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이 아까렝가소코(赤煉瓦倉庫)라는 건물은 개화기의 창고를 개조해서 쇼핑센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내부를 보면 예전 창고일 적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오타루에도 개화기의 소금창고를 개조해서 음식점이나 미술관, 쇼핑센터를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그런 곳에는 이야기가 있고 레토르한 분위기가 있다. 역사와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본에는 옛 것을 소중히 여기는 전통이 분명히 남아있고, 또 오늘날 그것을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자주 듣던 노래 중에 이런 노래가 있었다.
'블루라이또 요코하마...'
요코하마의 야경을 찍으며 드디어 그 실체를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묘한 감정이 일었다.
자꾸만 그 노래가 입 안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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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旅行2009. 7. 28. 00:01
우에노 동물원을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티비를 보다 우에노 동물원에서 살고 싶다는 개그맨을 보고 '대체 얼마나 좋길래!'라는 생각에 당장 가보았다. 동물원을 좋아하면서도 5년만의 동물원 나들이였다. 생각해 보니 외국의 동물원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우에노 동물원의 인상은 자연을 최대한 재현해 놓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동물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해온 그 동물이 사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나무늘보가 있는 곳은 우리 밖으로 나무 늘보가 나올 수도 있다. 호랑이가 있는 우리는 폭포가 있고, 개울이 있고, 절벽도 있다. 사실 아프리카의 정글을 옮겨 놓았다기보다는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같지만 그래도 동물원을 방문하는 이들의 최소한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한 것 같다.
한국의 동물원은 좀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릴 적 가본 어린이 대공원도, 동물원일 때의 창경원(창경궁)도, 나이가 들어서 가 본 서울랜드도 에버랜드도. 모두 콘크리트 안에 가두어진 동물들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어릴 적에는 그냥 동물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으나 나이가 들어서는 그 주위환경까지 갖추어져 있지 못한 것에 다소 실망을 하기도 했는데, 그 부족한 뭔가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사실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동물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팬더 우리. 이 집의 마지막 주인이었던 링링은 작년 4월 30일에 만성심부전으로 죽었다.


호랑이 우리. 유리 한 장 너머에 바로 호랑이가 있었다. 우리를 빙글빙글 돌다 유리창 너머의 우리들을 향해 오줌을 갈기고는 사라졌다. 나는 그 때 녀석의 응응을 보고야 말았다.


고릴라 피코짱. 마흔살이나 된 이 암고릴라는 '스카프를 좋아한다'고 안내문에 적혀있었다.


고릴라를 보면서 어릴 적 보았던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를 떠올린다. 원숭이가 지배하는 세계. 그 곳에서는 인간이 우리 안에 있고 원숭이는 우리 밖에서 인간을 구경한다. 있을 수 없는 설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가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왜 인간이 동물을 잡아놓고 구경하는 것은 그렇게도 당연히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동물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극히 인간 위주의 사고 방식의 결정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에 있어야 할 동물을 잡아 놓고 단지 구경을 하기 위해 그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 동물을 잡아놓고 구경을 한다는 것. 평생을 당연하게 느껴온 그것이 오늘 유독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생각해 보건데 제일 자연스러운 것은 동물을 보러 아프리카로 가는 것이겠지. 언젠가는 아프리카로 가보고 싶다. 기린과 얼룩말과 사자와 치타가 있는 '동물의 왕국'으로.

동물원 한켠의 연못에는 지금 연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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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旅行2009. 7. 10. 23:35
한겨울의 살이 에이는 추위의 홋카이도로 가고 싶다는 공통의 소망을 가진 우리는 주저없이 신혼여행지로 홋카이도를 선택했다. 이미 홋카이도를 다녀온 이들의 여행기를 참고해 일주일간의 루트를 작성했다. 삿포로, 오타루, 노보리베츠, 하코다테를 도는 코스였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 바로 오타루다.

삿포로 오타루 간 열차는 바다를 접해서 달린다.


오타루역에서 만난 할머니. 여유와 기품이 느껴졌다.


호텔에서 내다본 오타루 거리와 바다


밤새 눈이 내려 원하던 눈 덮힌 홋카이도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강아지처럼 좋아라 했다.


오타루는 도시 자체가 특유의 오오라를 발하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여타 홋카이도의 도시들이 그렇듯 개항기 특유의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분위기가 묘한 매력을 발한다. 거리에는 행인도 드물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이미 5미터 전부터 차는 행인이 건너기를 기다리고 있다. 4시만 되면 해가 지기 시작해 6시면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하루가 짧아 서두르지 않으면 제대로 둘러보기도 힘든 곳이다. 하지만 결코 빠른 걸음으로는 걷지 말 것. 여유있게 거리를 걷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오타루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니까.

오타루 거리를 걷다 만난 철길


기타노 아이스크림 가게. 낫토, 와사비, 오징어먹물, 성게 등의 독특한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인기.



내가 이 도시에서 받은 느낌은 이렇다.
"개항기의 유령들이 지금 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석조건물의 은행을 돌아서면 중절모자를 쓰고 세비로를 입은 신사와 마주친다.
결코 서둘러서는 안된다. 지극히 델리게이트한 성격의 그들은 이방인의 철없는 부산스러움을 견디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오타루 운하에 접해 있는 창고들은 지금은 음식점이나 미술관 등으로 리모델링 되어 있다.


오후 4시 13분. 北國의 해는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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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旅行2009. 6. 29. 22:48
지난 번에 올린 도심 속의 자연 -토도로키 계곡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토도로키 계곡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전철에 올라탔다. 왔던 길을 거슬러 토도로키 → 지유가오카 → 시부야 → 집의 코스.
일본에 와서 아직 한번도 지유가오카를 못가본터라 돌아가는 길에 잠깐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지유가오카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아 한국인들 사이에도 많은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꽤 많은 한국인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예전에 읽었던 '창가의 토토'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저자인 쿠로야나기 테츠코 씨가 어릴 적 이후로는 처음이라며 지유가오카의 거리 이곳 저곳을 안내한 티비 프로그램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나오는 토모에 학원은 지금은 없어져 나무 한 그루만 남아있었지만.











지유가오카는 예쁜 카페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카메라 관련 악세사리가 많았다. 토이카메라 하나 지를 뻔했지만...


시부야 역에서 잠깐 내려 리브로 서점을 들르기로 했다. 시부야 역앞.


잡지 세 권을 사들고 다시 집으로.



Posted by snowooball
日本旅行2009. 6. 20. 13:29
지난 토요일에는 오랫만에 관광모드로 바꿔서 카메라 메고 토도로키 계곡(等々力渓谷)을 찾았다. 이 곳은 도쿄 내의 산책지를 소개한 '東京でてくてくすたこら散歩’ 라는 책에도 소개된 곳이다. 제목을 번역하면, '도쿄에서 타박타박 부리나케 산보'라는 의미. 오늘의 여행 코스는 '토도로키 계곡 -> 지유가오카(自由が丘) -> 시부야'의 순서이다. 오늘은 먼저 토도로키 계곡만 소개하려 한다.

우리가 사는 곳은 도쿄의 동쪽인데 이 계곡은 도쿄의 서쪽에 위치해 있어 가는 길이 그렇게 간단치는 않았다. 전철을 갈아타기를 무려 3번을 한 끝에 목적지인 토도로키 역에 도착.


그래도 도쿄인데 내려선 플랫폼은 한적한 시골역사의 분위기를 띠고 있다.


역에서 나와 주택가를 5분 정도 걸어가자 계곡 입구가 나왔다. 오른쪽에 입구 팻말이 보인다.


계곡에 들어서자 작은 대나무 숲이 나타난다. 도심 속의 자연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실감케 해준다.


계곡의 좌측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길은 좁은 편이다.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조심 조심 하며 걸어간다.


계곡 양편의 나무들이 가운데서 만나 하늘을 가리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와 이끼 뒤덮힌 돌과 풀을 비춘다. 묘한 데자뷰를 느낀다. 열대 지방의 다큐였던가...



잠깐 길을 헤매다 보니 어느새 계곡 밖에 나와있다. 계곡에서 한 발만 나서면 바로 주택가가 나온다.
'못말리는 람보'던가? 밀림을 질주하다 바베큐 파티 중인 남의 집 뒷마당을 가로 질러 다시 밀림을 질주하는. 이 동네를 만난 느낌이 그랬다.


빨간 자동차가 흡사 미술 오브제인양 주차장에 자리잡고 있다.


왼편은 계곡, 오른편은 주택가.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계곡이 우리집 정원이예요." 이런 카피도 가능할 듯.



주택가를 유턴해서 걸어가자 원래의 목적지인 '일본정원'이 나왔다. 이 즈음 우리의 다리는 한계에 다다라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이 곳에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광장이 있다고 하는데... 꼭 있어야 하는데...



드디어 광장을 만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깨끗했다. 계곡을 헤매다 언덕 위에서 갑자기 나타난 푸른 광장이 흡사 도원경을 만난 듯 했다.



집에서 만들어 온 샌드위치와 오는 길에 시부야 데파찌카(デパ地下-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 들러 산 도시락을 꺼내 먹으며 한 모금 쉬어간다.


다시 계곡 입구로 돌아와 다리 위에서 찍은 계곡의 풍경. 미대생인 듯한 청년이 계곡 풍경을 그리고 있다. 청년은 또 나에게 풍경의 일부가 되고...

Posted by snowooball
日本旅行2009. 5. 14. 01:11
오늘은 이상하게 온 몸이 아팠다. 목부터 시작해서 어깨, 팔, 다리의 순서로 아파오기 시작했다.
혈액순환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중얼거리자, 오상(동료사원)이 오늘은 일도 없으니 산책이라도 하란다.
잘됐다 싶어 얼른 지갑이랑 핸드폰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걸어서 20분 거리의 미나미센쥬역으로 출발~

역시 골목 골목마다  꽃들로 가득하다. 오늘따라 카메라를 갖고 오지 않아 촬영은 폰카로 대체.

오늘 깨달은 것인데 일본은 일년 사시사철 정치광고 포스터가 어딜가나 붙어 있다. 그냥 선거철인가 하고 지나치던 것인데 지금은 선거철도 아니지 않은가.

어릴 적 많이 보던 스타일의 이발소. 빨강, 파랑, 흰색의 사인물은 없지만 대신 같은 조합의 차양이 있다. 과연 같은 의미일까?

중국어, 한국어 회화교실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목적지에 미나미센쥬역에 거의 다 왔다. 육교를 건너다 내려다 본 철길. 예전에 서울역 뒷길에서 본 풍경과 비슷하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선로가 어쩐지 스산하다.


여기가 그 끝인가 보다. 철도의 끝과 'Tokyo Jack'이라는 모델하우스. 기묘한 어울림이다.

그 뒷편에는 정체모를 시설물들이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하고 쳐다본다. 산업스파이로 의심 받지 않을까 하는 괜한 망상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왠지 한국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쇼핑몰에 들어섰다. 유니클로도 입점해 있고. 유니클로는 많이 사지는 않지만 그 브랜드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 유니클로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언급하고 싶다.


가는 길은 룰루랄라였지만 오는 길은 녹초가 되어 버려 사진 따위 어찌돼도 좋아, 라는 심정이었다. 그래도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에 최후의 힘을 모아 한 컷. 사무실이 있는 동네는 이런 건물이 꽤 있다. 여기는 창업 100년이 되어 가는 튀김집인데 점심시간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아마 이 건물은 이 가게가 생기던 때부터 함께 해 왔겠지. 어찌보면 한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허름한 건물들이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오래된 것들을 그만큼 소중히 여길 줄 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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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旅行2009. 5. 6. 17:37
며칠 정말 푹~ 잘 쉬고 마지막 날이다.
쉬니까 이렇게 블로그도 쓰고 좋구만.
문제는 바쁜 일상중에도 지속할 수 있느냐인데... 좀 힘내보려고.
오늘은 내일부터 일상에 복귀해야 하니까 외출은 가벼운 산책으로.
비도 오고 해서 비오는 거리 좀 찍어보려고 300D 들고 나갔는데 만족할 만한 사진은 얻지 못했다.
어두운 날씨 탓인지 죄다 흔들려 있고. 새로운 렌즈에 대한 뽐프만 커져만 간다.






일본의 골목을 다니다 보면 꽃이 참 많다.
화분을 집 안에만 두지 않고 웬만하면 집 밖에 두고 모두가 같이 보고 즐기는 것 같다.



아직 아침 전이라 미스터 도넛츠에 가서 커피와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를. 최근에 새로나온 프리미엄 커피는 갓 뽑았을 때는 스타벅스 커피보다도 맛있는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일본에 와서 처음 먹어본 면인데, 탕탕면이라고. 보통은 뜨겁게 해서 먹는데 이건 냉면식으로 차가운 탕탕면. 닛포리에 정말 맛있는 탕탕면 집이 있다. 먹고 싶다...



이것도 무척 맛있었다. 그러고 보니 '팔도 열무비빔면'이랑 비슷한 맛 같기도 하다.
아래는 사라가 주문한 따끈한 면 종류. 탕탕면 먹고 입가심으로 먹으면 좋다. 담백한 스프맛.



여기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코마쯔가와 공원. (우리집이 교통이 불편한 것에 비하면 그렇게 임대료가 싼 편은 아닌데 이렇게 공원이 있어서 넘 맘에 든다.)
비오는 공원 특유의 감성을 살려보고 싶었는데 잘 안된다. 자꾸만 렌즈 탓으로 돌리고 싶어진다. 어쪄~~




Posted by snowooball
日本旅行2009. 5. 5. 03:31
오늘은 휴일. 그것도 골든위크. 모처럼 둘이서 집에서 영화를 보며 느긋히 보내자.. 라는 계획으로 구구는 고양이라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는 키치죠우지라는 곳이 굉장히 땡기는 거다.
영화 보다 말고 둘의 마음이 동해 버렸다. 
영화 정지 버튼 누르고, 서둘러 샤워하고 카메라 챙겨서 나가는 거다. 고고.

두 세번 갔다 온 곳인데 이쁜 공원과 거리가 있어 휴일이면 많은 젊은이들이 카메라를 입장권인 양(사라의 표현이다.) 손에 들고 이 곳에 모여든다.
원래 이 거리는 전후 암시장이 있던 동네라는데 옛 것과 새 것이 어울려 묘한 매력을 발한다.
꼬치구이집과 스타벅스가 이웃하고 있는 이 곳이 그렇다.


매케한 연기가 뿜어나오는 이 곳은 항상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일본은 줄 선 곳이어야 맛있다. 거꾸로 줄이 없는 곳은 맛도 없다. 대체로 그렇다.
(그래서 신장개업 하는 곳에서 간혹 알바를 고용하여 줄을 세우기도 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무조건 행렬에 끼어들었다. ㅎㅎ



이케맨(얼짱을 여기서는 이렇게 말한다.) 종업원이 연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닭꼬치를 굽고 있다.



꽤 긴 시간 줄 서서 산 꼬치. 역시 역시 넘 맛있었다.
꼬치 특유의 냄새도 없다는 둥. 역시 줄 선 곳이 맛있다는 둥. 칭찬을 연발하며 먹었다.



먹는 와중에 앞에서는 거리의 악사 할아버지가 열심히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정열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완전 극장식 레스토랑~ 노래가 좀 올드한 아메리카 스타일이라 그런지 행인의 호응은 별로 없었다.
가끔 한 두명 잠깐 서서 듣고 있으면 무지 오버 하시는 것이 역시 관심과 사랑에 매말라 있었구나 싶었다.
열정적인 공연중에 죄송하지만 식사가 끝났기에 미련 없이 자리를 뜨고.



이노카시라 공원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백조보트.
공원을 나와서 오늘의 목적지인 요코-라는 커피숍으로 가는 중에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



사라가 맘에 들어 하는 옷가게의 쇼윈도룸. 굉장히 저팬 매니아틱한 캐릭터가 있었다.



또 줄 선 곳 발견! 사라의 말이 티비에서 본 멘치가츠 가게란다.
줄은 무조건 서고 보는 거다. 승리의 브이!!!



어라... 줄이 좀 굽더니 웬 모나카 집으로 연결된다. 번호표는 이미 받았는데 이를 어째....
근데 자세히 보니 이 곳도 티비에서 꽤 본 곳이다. 맞다. 시골에서 신간센 타고 와서 사간다던 그 모나카인 것 같다.
그냥 줄 선 김에 사가기로 결정.



오늘의 목적지. 요코-에 왔다. 책에 소개된 곳이라 왔는데 재미있을 법한 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좀 소외된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일본식 간식과 커피의 세트메뉴를 먹으며 즐거웠던 하루를 되새겨보기도 하고.
오늘 하루에 대한 총평은?
楽しかった〜
Posted by snowooball